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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시 점촌 데이케어센터 권오경 대표, “어르신들의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도와드려요”

송동민 기자 | 기사입력 2024/04/16 [16:30]

경북 문경시 점촌 데이케어센터 권오경 대표, “어르신들의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도와드려요”

송동민 기자 | 입력 : 2024/04/16 [16:30]

한국은 점점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연로하고 몸이 불편하신 노인 분들을 보살펴 드릴 필요성은 계속 늘어나지만, 그 일을 일반 가정에서만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주야간 보호 센터에서는 그 돌봄의 짐을 분담하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통해 노인 분들이 최대한 오래 건강하고 편안한 삶을 이어가시게 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이에 관하여 경북 문경시에서 점촌 데이케어센터를 운영하는 권오경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점촌데이케어센터의 권오경 대표


 

Q. 점촌 데이케어센터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저출생 고령화 사회인 대한민국은 전체 인구의 1/5이 노인이 되는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에 따라 노인성 질환의 유병율도 증가하고 있는데, 노인성 질환(치매, 파킨슨병 등 뇌혈관 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는 더 이상 본인과 부양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고령화에 따른 핵가족화, 저출생 그리고 여성들의 사회참여 증가로 인해, 이제 노인들의 만성질환 관리를 단일 가정 차원에서 감당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사회 전반에 걸친 노인 보호 시스템의 정립이 요구되면서 국가에서 2008년 장기요양보험 제도를 시행했고, 일찍부터 노인 복지의 비전을 품고 공부했던 나는 이 제도가 앞으로 우리나라 노인 복지의 중심이 될 것을 확신하고 점촌 데이케어센터를 창업했다.

 

 

Q. 점촌 데이케어센터의 주요 서비스 분야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장기요양보험 제도에 속한 여러 기관 중에서도, 점촌 데이케어센터는 노인 주야간 보호 서비스 센터를 운영한다. 이는 어린이들이 다니는 유치원과 유사한 형태로, 최근에는 흔히 노치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른 기관들과 차별되는 우리 센터의 서비스는 하루 종일 어르신들을 보호하고 돌봐 드리면서 식단 관리, 복약 관리, 인지 재활, 운동 재활, 위생 관리, 일상생활 지원 등을 제공한다. 어르신들의 생활 전반에 적절히 개입하고 관리하여 어르신들이 편안하고 가족분들이 안심하고 만족하실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다.

 

먼저 식단 관리 측면에서는 전문 영양사가 어르신들 개개인별로 식단을 관리하며, 30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조리사가 음식을 조리한다.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의 식비로, 어르신들의 영양과 식감에 맞는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관리 측면에서는 서울 소재 종합병원 출신 물리치료사와 필라테스를 부전공한 물리치료사 2명이 운동 재활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각자의 병원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어르신의 질환과 상태에 맞는 적합한 병원/한의원을 선택해서 동행해 드린다. 그리고 적절한 복약 관리를 통해, 어르신들의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인지 재활 측면에서는 내 세부 전공(노인 복지 분야 박사 수료, 노인 정신건강 복지 관련 저서 2)을 기반으로, 사회복지사들과의 논의를 통해 검증된 인지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문경시 체육회에서 파견되는 전문 웃음 치료사 및 가수로 활동하는 노래 강사님의 강의가 주 2회 실시되고 있다.

 

또 요양보호사들이 목욕 서비스(1회 고정 및 필요시 상시)를 시행하며, 그 외에도 어르신들의 일상생활 전반(나들이, 이미용, 은행 업무, 관공서 업무, 투표, 예방접종, 물건 구매, 지인 만나기 등)을 지원하고 있다.

 

 

 

▲ 점촌 데이케어센터 권오경 대표는, 어르신들이 오랫동안 자신의 결정권을 간직하면서 건강한 수명을 이어가실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한다.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이나 철학이 있다면

 

A.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AIP’(Aiging in Place). 이는 노인 복지 분야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다. ‘지역사회 계속 거주라고도 표현하기도 하는데. ‘자신이 속한,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살아간다(늙어간다)’라는 뜻이다. 어르신들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자신이 정든 곳에서 최대한 오랫동안 자기 결정권을 간직하면서 건강수명을 이어가실 수 있게 돕고, 낯설고 불편한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지내시는 기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하는 점촌 데이케어센터가 되길 희망한다.

 

우리 점촌 데이케어센터는 주간 보호 시설로서, 낮 동안에 시설을 이용하신 후 저녁에는 정든 집으로 귀가하는 재가 서비스다. 노인의 만성질환은 치료보다는 관리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해당 질환을 잘 관리해서 건강한 삶을 오래 이어가시게끔 도와야 한다.

 

나는 어르신들이 현재의 건강 상태를 잘 유지하시면서 그에 맞는 복지 서비스를 이용하시기를 바란다. 아무 서비스를 받지 않는 정정한 상태(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거나 여가를 즐기고 스포츠 시설을 이용하는 상태)로 오래 머문 후, 다소 연로하셔서 우리 시설을 이용해야 할 상태가 되셨을 때 최대한 현재 모습을 유지하게 도와드리려 한다. 어르신들의 건강수명을 늘리고 삶의 질을 높이며, 가급적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의 삶은 짧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친구를 만나거나 마을 회의 혹은 잔치에 참여한다고 하시면, 그 의사를 존중하고 그날은 센터에 결석하셔도 상관없다고 말씀드린다. 우리 센터는 서비스업이기에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바라보려 한다. 어르신 중심 관점, 어르신 중심 사고라고도 하는데. ‘어르신들이 그러시는 데는 충분히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겉보기에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이나 요구를 할 때도, 그러시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고 응대하려 한다. 그렇게 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납득하고 이해하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만약 어르신이 치매 등의 이유로 인지 능력이 떨어지실 경우, 지성적인 대화가 어렵기에 해드릴 수 없는 요구를 불가피하게 거절하게 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때도 이런 이해가 기반이 되면, 서로 충분히 납득 가능한 설명과 이해를 할 수 있다. 아무리 치매가 있으셔도, 수십 년간 살아오신 경험으로 자신을 존중하고 진정으로 자신을 위해서 행동한다는 것을 분명히 느끼시기 때문이다.

 

 

Q. 현재의 사업장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나 비결이 있다면

 

A. 특별한 노하우나 비결이 있었다기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가치관과 철학, 창업 취지를 토대로 꾸준히 나아가려고 노력했다. 얼마 전에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이처럼 어떤 시련과 고통이 있어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많은 사업자들이 그러하듯 나도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고, 돌아보니 여러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공과 노하우가 생기는 것을 경험했다.

 

물론 사업 초반에는 시행착오가 많았고, 착오들이 있을 때마다 불안과 상처가 컸다. 하지만 상처가 아물면서 굳은살이 생기듯이 조금씩 중심이 잡혔고, 예전에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만나도 지금은 의연히 대처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다만 가끔씩 고객들이나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거나 속상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고, 스스로 게을러져서 정신이 흐트러졌다고 판단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초심을 회복하기 위해 사업 초반에 했던 일들을 다시 해 보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전단지 돌리기다. 전단지를 돌리는 일은 여전히 부끄럽고,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나 자신을 낮추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에 세상모르고 높아진 내 마음을 낮추기에 안성맞춤인 업무다. 요즘은 지역 사회에서 아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전단지를 돌리기가 조금 어려워졌다. 그래서 다른 초심찾기 행위로 선물 포장해서 나눠주기등을 생각 중이다.

 

 

Q. 향후 목표가 있다면

 

A. 감사하게도 점촌 데이케어센터가 창업 이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우리 지역 사회 어르신들의 행복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는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 이를 계속 잘 유지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이다. 그리고 향후의 목표로는 다음의 내용을 생각해 보고 있다.

 

문경 지역에서 이 사업에 종사하다 보니, 어르신들의 복지뿐 아니라 지역 사회를 위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여러 복지 현안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나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하려 한다. 대학원 시절부터 세대 갈등과 통합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 어르신들이 소외되지 않고, 젊은 세대들과 더불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Q. 독자에게 한 마디

 

A. 최근 노시니어존 등 어르신들에 대한 편견을 품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나무에는 노인 한 명이 사라지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진다는 말이 등장한다. 그만큼 어르신들의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와 업적들이 젊은 세대에게 귀감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프고 힘겨웠던 대한민국 현대사의 지난 시절을 묵묵히 살아내고 지켜낸 어르신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존경받고 보살핌받기에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러한 어르신들을 모시는 것을 생업으로 삼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독자들도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인 어르신들이 그간의 공덕을 인정받고 앞으로의 여생을 보람 있게 살게 해드리는 일에 다함께 동참해 주시길 희망한다. 그 선한 영향력이 계속 이어질 때, 우리가 나이 든 뒤에도 그다음 세대들이 우리를 잘 보살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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